작성일 : 14-06-17 18:58
[가정&육아] 손주 키우는 노인들의 고통
 글쓴이 : 신가회
조회 : 1,939  
#새벽에 깬 손자 도훈이가 우유를 조금 마신 뒤 20분 만에 겨우 잠들었다. 1년 전쯤 딸과 사위가 6개월 된 도훈이를 맡아달라고 할 때는 두말 없이 ‘그러마’ 했는데, 지금은 너무 힘들어 딸이 아이를 데려갈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. 아이가 점점 무거워지면서 오래 업고 있으면 허리도 지끈지끈하다. 기력이 딸리니 ‘내가 젊었을 때 아이를 어떻게 셋이나 키웠는지’ 믿기질 않는다. 취미 삼아 다니던 뒷산에도 못가고, 교회에서 맡은 일도 모두 그만뒀다. 주말에 온 딸이 ‘티브이를 보여주지 말고, 사탕도 먹이지 말라’거나 ‘다른 애보다 작다’며 먹는 걸 갖고 이런저런 트집을 잡으면, ‘당장 데려가라’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오른다. 아이가 넘어져 상처가 생겨도 사위 얼굴보기가 민망하다. 잠 못자고, 부실해진 반찬을 대해야 하는 남편도 덩달아 고생이다. 젊었을 때 애 한 번 보지 않았던 남편이 내가 잠시 나간 틈에 아이를 보느라 안절부절 못하는 걸 보면 웃음이 ‘픽’ 나올 때도 있다.<BR><BR># 달라진 풍경1. ‘외할머니’라는 말 드물어지고 ‘친할머니’ 새말 생겨나 <BR><BR>할머니·할아버지가 아이를 키우는 모습이 우리 사회의 익숙한 풍경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. 손자·손녀의 출생이 ‘기쁨’보다 ‘의무’로 돌아오는 할아버지·할머니가 늘고 있는 것이다. 조씨같은 ‘육아노인’들에겐 여행을 다니거나 옛 친구들을 만나는 여유로운 노년은 꿈같은 이야기다. <BR><BR>‘육아노인’이 많아지면서, 과거엔 볼 수 없었던 현상이 생기기도 한다. 부모에게 특히 친정(처가)에 육아를 맡기는 이들이 늘다보니, 요즘 아이들에게 ‘외할머니, 외할아버지’라는 말을 듣기가 쉽지 않다. 아이에겐 늘 돌봐줬던 친근한 사람이 ‘할머니, 할아버지’가 되고, 친가 쪽의 조부모는 거주지를 따서 ‘부산 할머니’, ‘광주 할아버지’가 되는 식이다. ‘외’자가 사라지는 현상은 차별이 줄어든 탓도 있지만, 이런 육아 형태의 변화도 한 몫을 했다. <BR><BR><BR># 달라진 풍경2. 현업에서 은퇴하고 손주봐주기 위해 ‘육아상경’ <BR><BR><BR>현업에서 물러난 세대가 육아를 위해 지방에서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이사하는 이른바 ‘육아상경’이 이루어지기도 한다. 평생을 전라남도 순천시에서 살았던 정혜자(63)씨는 지난해 초 경기도 광명 딸네집 근처에 전세를 얻었다. 정씨의 큰딸 희원씨는 “처음엔 아이를 순천에 맡겼는데, 주말마다 아이 보러 오는 내가 딱했는지 이사오겠다고 하시더라”면서 “다른 형제들도 서울에 있어 당분간은 수도권에 계실 생각을 하신 것 같다”고 말했다. <BR><BR>처가나 친가로 들어가거나 근처로 이사를 하는 경우에서 더 나아가, 아예 부모의 도움 여부를 따져 출산 계획을 세우는 이들도 늘었다. 결혼 2년차 정형식(36·서울 관악구)씨는 “결혼이 늦어 빨리 아이를 갖고 싶긴한데, 장모님이 내년 초 장인어른 퇴직하면 키워주겠다고 해서 시기를 맞출 생각”이라며 “처가가 가까운 수원이라 안심도 되고 어려모로 편할 것 같다”고 말했다. <BR><BR><BR># 달라진 풍경3. 임신·출산도 시기조정 “장인어른 퇴직하면 애 키워주신다니…” <BR><BR>부모에게 육아를 의존하는 일이 많다보니, 형제간의 갈등을 겪는 일도 있다. ‘서로 아이를 맡아달라’는 다툼이 아니라, ‘왜 아이까지 맡겨 늙은 부모님 고생 시키냐’는 다른 형제의 볼멘소리를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. <BR><BR>[출처: 한겨레]

 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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